"'안 되면 말고'식 청약 전략은 금물…올해 누적 당첨자 3000명 목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뭔가 몰두할 것이 필요했어요. 그게 바로 재테크 관련 책이었죠. 그중에서도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피아노만 알았던 제게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죠. 부동산에 관한 책들이 가장 제 가슴을 뛰게 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부동산 관련 책을 사서 읽고 신문 기사를 찾아보는 등 공부하기 시작했죠. 이렇게 공부한 시간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정숙희(필명 열정로즈) '내꿈사'(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의 주택 청약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 부동산 청약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대학에서도 피아노를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피아노 강사로도 활동하며 자신의 인생에 피아노가 전부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2015년 8월 15일 이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그 날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광복절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정 대표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날이어서다.
사실 정 대표의 어머니는 2006년께부터 10여 년간 파킨슨병을 앓았다. 어머니가 갈수록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그에겐 너무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 계약한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가 문제가 됐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어머니와 함께 살 날을 꿈꿨지만, 날이 갈수록 사업 실행이 진척되지 않았다. 결국 이미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들 여러 명이 모여 소송을 진행했다.
이 무렵 정 대표는 신도시에 상가를 분양받아 음악학원을 열었다. 그 사이 어머니의 병은 악화했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자 했던 아파트는 패소 후 엄청난 연체이자를 물고 세입자를 들여 잔금을 치렀다. 이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정 대표의 첫 집 역시 어머니 장례식 바로 다음 날 매도 잔금을 받고 떠나 보내야 했다.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정 대표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공부를 택했다. 매일 책을 읽고 신문을 보던 그에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인생을 바꿨다.
"문득 '노동 없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재테크 관련한 책들을 많이 봤어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보던 중 부동산 관련 책들이 가장 제 심장을 뛰게 했죠. 그중에서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부동산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가 됐어요."
이 책을 읽은 후 정 대표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공부에 눈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10개월간 열심히 임장(부동산 현장 조사)을 다니기 시작했다. 임장을 다니면서 그는 꼭 임장노트를 썼다. 이렇게 써내려간 임장 노트에는 그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느낀 내용이 담겼다. 전국 곳곳에 임장을 다니면서 정 대표는 점점 전문가가 돼 가고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정 대표는 동생의 내 집 마련을 도왔고, 본격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청약 멘토가 됐다. 그는 이를 계기로 2018년 내꿈사 오픈채팅방을 열어 청약 상담을 시작했고, 2019년 서울 강남구 교대역 인근에 '로즈라운지' 강의실을 열고 청약 강연에 본격 나섰다. 이렇게 내꿈사를 거쳐 간 인원만 벌써 3000명을 넘겼고, 이 중 2300명은 청약 당첨의 기쁨을 맛봤다.
정 대표는 지난해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아는 만큼 당첨되는 청약의 기술'이란 제목의 책으로 부린이(부동산 초보 투자자)를 위한 청약 관련 정보를 담았다.
그동안의 청약 강의를 토대로 청약에 대해 좀 더 상세하고 쉽게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생애 한 번은 꼭 청약을 공부하자 △전략 세우기 전 알아야 할 청약 기초 상식 △5단계로 끝내는 청약 당첨 전략 △시야가 넓어지는 투자자로 거듭나자 등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정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청약 당첨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 대표는 이 책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청약을 로또라고 생각하지 말고 전략을 잘 짜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첨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무작정 청약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당첨 확률이 어디가 더 높을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고 싶어하는 아파트와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다른데, 이것을 얼마나 잘 구분하고 타협을 잘하는지가 내 집 마련을 위한 핵심인 것 같다"며 "2년마다 전·월세 올려주면서 집을 옮겨 다녀야 하는 현실이 다소 슬프지 않나. 이런 현실 변화를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약에 나서는 많은 사람이 경쟁률 같은 건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더 좋아 보이는 집에 도전하죠. 그래놓고 떨어지면 '어차피 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것. 다음에 다시 도전하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 사람은 매번 경쟁률 높은 청약에만 나서고, 그만큼 당첨 확률은 줄겠죠. 반면 원하는 집보다 조금 부족해도 현실적으로 경쟁률이 더 낮은 곳에 도전했다가 당첨돼서 잘 살고 몇 년 후 팔아서 차익을 크게 남기는 사람도 있어요.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현재 자신의 여건에서 어떻게 청약에 나서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대표는 내꿈사에서 청약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의 내 집 마련을 돕고 있다. 그는 “내 집 마련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며 “지금이라고 청약을 한 번 제대로 공부해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우선 올해 3000명의 누적 청약 당첨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내꿈사를 통해 2300명의 청약 당첨자가 탄생했다.
정 대표는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청약 당첨 소식을 전하면 때로는 부러움도 들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청약 강의도 하게 되고 책도 내는 등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면서 남들을 도와주면서 그 복이 내게 돌아왔다고 생각했죠. 한 사람의 성공의 척도를 물으면, 저는 '인생에서 얼마만큼 남을 도왔느냐'라고 생각해요. 제가 남을 많이 도울수록 제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봐요. 저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을 할수록 그 복은 다시 제게 돌아올 것이라 믿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