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 이날도 복당 논의 안 해
당 대표 선출 후에 홍준표 복당 결정할 듯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재입당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에 승인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없이 비상대책위원 체제로 가는 상황이라 비대위 결정에 따라 홍 의원의 복당이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비대위는 이날도 홍 의원의 복당을 논의하지 않은 상황이라 차기 당 대표가 나올 때까지 복당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따르면 홍 의원은 10일 중앙당에 재입당 신청서를 접수했고 중앙당은 '당원 규정 제4조 및 제5조 제3항'에 따라 탈당 당시 소속 시·도당인 서울시당으로 해당 내용을 송부했다. 홍 의원은 당시 송파구을을 지역구로 둔 상태로 탈당했기에 서울시당에 송부된 것으로 보인다.
당원규정 제4조는 '입당원서가 중앙당으로 제출된 경우에는 즉시 해당 시·도당으로 송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제5조 3항에는 '제명되거나 탈당한 자가 다시 입당 신청을 하는 경우 제명 또는 탈당 당시의 소속 시·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서울시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홍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당의 대통령 후보와 당 대표를 역임한 경력 등에 비춰 재입당 승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입당할 수 있다는 당원 규정 제5조 2항에 따라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판단이 서울시당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승인했다는 내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당원 규정 제5조 2항에는 '시·도당이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만큼 서울시당의 승인이 아니라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승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서울시당은 입당 및 복당 허가 권한이 없고 최고위가 승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기에 최고위 대신 비대위가 홍 의원의 복당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날도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비대위 회의에선) 경남도의원 등 두 명과 관련해서만 재입당 논의를 진행했다"며 홍 의원 관련 복당 이야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쪽은 복당 심사가 늦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 의원의 복당을 주장하는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당에서 승인해서 중앙당으로 넘겼으면 심사를 해야 한다"며 "그분들은 하고 홍 의원을 안 해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얘기했다.
국민의힘은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홍 의원의 복당 논의를 미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년에 정권을 갖고 오기 위해선 범야권은 다 결집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다"면서도 "새 지도부에서 입당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에서 신중하게 생각을 할 것 같다"며 "지도부 선거 앞두고 여러 가지 논란이 되는 상황에 은근슬쩍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적절한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