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6·25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참전 용사들과 무명용사들이 안장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미국 방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전 9시 7분부터 30여 분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고 헌화했다. 취임 후 4차례 미국을 찾은 문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제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서 숨진 미국 군인들과 그 가족 약 40만 명의 묘소가 있다. 한국전 참전 용사 다수도 안장돼 있어 ‘한·미 혈맹’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문 대통령이 방미 공식 일정을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으로 시작한 것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과 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후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해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패를 기증했다. 외국 정상 방문 시 전시실에 기념물을 전시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이 기념패는 6·25전쟁 때 참전했던 용사들의 유품으로 만든 것이다. 마산 서부지역 전투·다부동 전투 용사들의 유품인 US배지, 독수리 문양단추, 별문양 단추를 오벨리스크 형식의 기념패와 결합했다.
문 대통령은 헌화 행사에 참석한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미동맹을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워싱턴 D.C. 내셔널몰의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으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