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회생법원에 공개경쟁입찰 결과 보고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전북 익산의 회원제 골프장(18홀) 베어포트리조트 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 익산관광개발은 1000억 원이 넘는 인수금액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베어포트리조트 공개경쟁입찰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베어포트리조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만큼 법원의 허가가 떨어지면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1일 7개사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3주간의 예비 실사를 진행했다. 이달 14일부터 5개사의 입찰서를 평가했다.
익산관광개발은 입찰 참여사 중 가장 많은 1019억 원을 인수금액으로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골프장 매각 금액을 홀 수로 나눈 ‘홀당 가격’은 56억6000만 원 수준이다. G사 등 나머지 참여사들은 610억~930억 원을 각각 써냈다.
삼일회계법인은 익산관광개발에 대한 상세 실사와 투자계약 체결 때까지 예비협상대상자를 두기로 했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입찰서 평가위원의 심사 결과 2등을 차지한 G사로 정했다.
법원 허가 이후 인수자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관계인집회를 개최한 뒤 인수를 확정 짓게 된다. 다만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하면 인가 전 M&A가 무산되면서 회생 폐지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베어포트리조트가 2019년 대중제 골프장을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채권자들과 법정 공방에 놓이는 등 송사에 휘말린 상태이기 때문에 매각 성사 가능성을 작게 봤었다. 보미건설과 중앙철강 등이 베어포트리조트를 상대로 약 150억 원 상당의 입회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가로막힌 해외여행 대신 국내 골프장 이용객이 급증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베어포리조트가 회생절차를 거쳐 대중제로 전환하면 일정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국내 M&A 시장에서 골프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덩달아 몸값도 껑충 뛰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의 매매거래액은 1조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국내 골프장 M&A 시장이 1조 원을 넘어섰다. 2018년(7674억 원)에 비해 33.2% 증가했다.
수도권 골프장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베어포트리조트의 몸값이 1000억 원대를 형성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충북 보은의 클럽디 속리산은 2019년 이지스자산운용이 조성한 부동산 펀드에 600억 원에 매각된 바 있다. 강원 춘천의 오너스 골프클럽은 805억 원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