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 'V자' 회복했지만…반도체 대란에 지속성 불투명"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기저효과와 수요 회복으로 'V자' 반등에 성공했지만, 반도체 수급 차질이 악화하고 있어 회복세 지속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25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올해 들어 4월까지 지난해 대비 32.4% 증가해 V자 회복을 거뒀다. 하지만, 주요 시장의 수요회복에도 불구하고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악화하고 있어 자동차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재정부양책 발표,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 자동차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 4월 미국의 자동차 재고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4월부터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로 전환해 올해 들어선 반도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을 웃도는 자동차 판매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시장은 판매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뒤처지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기동력차 판매가 올해도 2배 증가함에 따라 올해 1~4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23.2% 증가했다.

(그래픽=이투데이)

KAMA는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재고 확보, 여러 업종의 반도체 확보 경쟁 심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반도체 수급 차질은 연내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PC 등 IT 기기 수요가 증가세를 보였고, 중국의 반도체 수입도 올해 3월 월간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중국의 1분기 반도체 수입액은 2019년 대비 43% 급증했다.

또한, 원유와 철강,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상운송 수요 급증 등 제2의 반도체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어 자동차 시장의 V자 회복세가 지속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우리 자동차 업계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차질의 장기화와 함께 내수시장 수요가 둔화할 조짐도 나타나 안팎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역대 최대 내수판매를 기록한 지난해 대비 6.7% 증가해 선전 중이지만, 신차가 부족한 외투 3사를 중심으로 2개월 연속 판매가 감소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개소세 30% 감면과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 세금감면 종료 등 잇따른 내수지원책 축소로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 위축도 우려된다.

주력 수출시장의 수요회복에 대응할 생산 유연성도 부족해 반도체 수급 정상화 이후 적극적인 생산확대 여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주력 수출시장의 V자 회복에 대비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 근무 유예, 탄력적 근로시간제 한시적 확대 및 요건 완화 등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개소세 30% 감면과 하이브리드차 개소세ㆍ취득세 감면 연장 등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유연성 발휘가 필요하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민ㆍ관 협력을 통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반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