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800만 명 유료 가입자 확보 목표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티빙이 2023년까지 국내 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 확보한다는 목표를 밝히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티빙의 모기업인 CJ ENM은 5년간 5조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올해만 8000억 원, 향후 5년 동안은 5조 원 규모 이상의 콘텐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에는 작년에 분사한 티빙을 포함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집행하는 투자 금액이 포함됐다.
CJ ENM은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전문적인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시대를 열었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예능ㆍ영화ㆍ디지털ㆍ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강호성 대표는 멀티 스튜디오 설립에 관해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계획을 정리해 공유할 것”이라며 “예능, 영화 등 장르를 아우르는 한편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최적화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전문화된 스튜디오 구조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티빙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글로벌 OTT와 제휴,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요청이 있다”며 “다만, 우리가 티빙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티빙에만 주는 게 아닌가 하는데, 콘텐츠 제작 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방영할 창구를 늘려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튜디오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티빙과의 시너지를 노린다”고 말했다.
토종 OTT인 티빙을 자회사로 둔 입장에서 넷플릭스와의 구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해서 강호성 대표는 “(스튜디오드래곤을 포함해) CJ ENM과 넷플릭스와 협업 시 충돌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양지을 티빙 대표 말처럼 하나의 OTT만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영상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서 결국 여러 OTT 시장이 있기에 티빙과 넷플릭스는 양립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물론 충동할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때는) CJ ENM에서 주도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티빙이 슬기롭게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티빙은 2023년까지 약 10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 발표한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 명 확보’ 목표에서 300만 명가량 상향했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며 “40대 이상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초창기에는 2030 가입자 중심이었으나 올해 4월 기준 50대와 60대 가입자가 각각 지난해 1월 대비 각각 46%, 33%씩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세 속에서 티빙은 1위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구체적인 전략에 관해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K콘텐츠 맛집’이라는 특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OTT 사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돈과 계획은 누구나 언급할 수 있지만, 실행은 다른 것”이라며 “티빙은 검증된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즉, 스튜디오 드래곤, JTBC 스튜디오 등과 협업해 독자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명한 대표는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등 티빙의 인기 콘텐츠들은 티빙만이 제공하는 스핀오프 콘텐츠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OTT와 비교해 티빙만의 강점에 관해 이 대표는 “국내 1위 사업자로 포지셔닝 하려면 ‘K콘텐츠 맛집’이라는 포지션 없이 힘들다”며 “‘K콘텐츠 맛집은 저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한국 대중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는 제작하는 집단이며, 대한민국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공급, 기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