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CJ ENM “5년간 5조 투입해 ‘글로벌 토털 엔터 기업’으로 도약”

입력 2021-05-31 13:47수정 2021-05-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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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2023년까지 800만 명 유료 가입자 확보

▲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NM)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티빙을 자회사로 둔 CJ ENM이 5년간 5조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입한다. 티빙은 2023년까지 800만 유료 가입자 확보로 목표를 상향했다.

31일 CJ ENM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는 올해만 8000억 원, 향후 5년 동안은 5조 원 규모 이상의 콘텐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금액에는 작년에 분사한 티빙을 포함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집행하는 투자 금액이 포함됐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협업 확대”

CJ ENM은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전문적인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시대를 열었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예능ㆍ영화ㆍ디지털ㆍ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강호성 대표는 멀티 스튜디오 설립에 관해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계획을 정리해 공유할 것”이라며 “예능, 영화 등 장르를 아우르는 한편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최적화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전문화된 스튜디오 구조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티빙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글로벌 OTT와 제휴,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요청이 있다”며 “다만, 우리가 티빙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티빙에만 주는 게 아닌가 하는데, 콘텐츠 제작 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방영할 창구를 늘려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튜디오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티빙과의 시너지를 노린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CJ ENM이 K콘텐츠의 핵심 전진기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ENM은 처음부터 글로벌화를 비전으로 삼았다”며 “네트워크와 제작 거점을 이미 만들었고,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수익보다 그들의 정서를 파악했고, 어떻게 글로벌 시장을 뚫어야 하는지 감을 배웠다”며 “이 때문에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저희에게 연락이 오는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빙 역시 K콘텐츠를 들고 글로벌로 진출한다. 구체적으로 내년에 글로벌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유수의 플랫폼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우선 K콘텐츠로 해외에 진출할 예정이며, 이후 현지에게 인기 있을 만한 로컬 콘텐츠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종 OTT인 티빙을 자회사로 둔 입장에서 넷플릭스와의 구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관해서 강호성 대표는 “(스튜디오드래곤을 포함해) CJ ENM과 넷플릭스와 협업 시 충돌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하나의 OTT만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영상 플랫폼이 대세가 되면서 결국 여러 OTT 시장이 있기에 티빙과 넷플릭스는 양립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물론 충동할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때는) CJ ENM에서 주도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티빙이 슬기롭게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티빙, ‘K콘텐츠 맛집’ 강점으로 1위 사업자 될 것”

▲양지을(왼쪽) 티빙 공동 대표,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NM)

티빙은 2023년까지 약 10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 발표한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 명 확보’ 목표에서 300만 명가량 상향했다.

티빙은 먼저 국내에서 JTBC, 네이버 등과 제휴를 공고히 해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을 대표는 “올해 3월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혜택으로 티빙을 구독할 수 있게 해 현재 수십만의 네이버 고객이 티빙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공세 속에서 티빙은 1위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구체적인 전략에 관해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K콘텐츠 맛집’이라는 특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외 OTT 사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돈과 계획은 누구나 언급할 수 있지만, 실행은 다른 것”이라며 “티빙은 검증된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OTT와 비교해 티빙만에 강점에 관해 이 대표는 “국내 1위 사업자로 포지셔닝 하려면 ‘K콘텐츠 맛집’이라는 포지션 없이 힘들다”며 “‘K콘텐츠 맛집은 저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한국 대중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는 제작하는 집단이며, 대한민국 대중에게 어필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공급, 기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사용료 인상은 분배 구조 선진화 위해 필수”

이날 간담회에서는 콘텐츠 시장의 유통과 분배 구조 선진화를 위해 콘텐츠 사용료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CJ ENM은 IPTV 사업자들과의 협상에서 전년 대비 약 25%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PTV사들은 이에 관해 과도한 인상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강 대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지배력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이 분배를 뒷전으로 하면 글로벌 OTT에 예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는 K 콘텐츠는 우수성만큼 유통과 분배구조가 선진화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시장에서 K 콘텐츠가 우리 지식재산권(IP)을 지키는 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IPTV가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급하는 수신료가 미국 대비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강 대표는 “국내에서는 IPTV사에 공급을 하고 방송 제작비 3분의 1 정도를 수신료로 받는 반면 미국 같은 경우는 제작비의 110~120%를 수신료로 받는다”며 “미국은 이미 수신료로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하지만, 우리는 늘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즉 수신료를 제외한 3분의 2를 부가 수익에서 찾아야 한다”며 “시장 구조가 수신료보다 부가수입에 기울어 있어 협찬에 의존하는 아주 문제 있는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강 대표는 결국 콘텐츠 사용료 인상과 선 계약 후 공급이 콘텐츠 시장 전체를 살리는 길이라고 짚었다. 그는 “어디를 살리고, 어디를 죽이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 성장하기 위한 문제”라며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빨리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고, 그래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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