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 비농업고용지표 주목..6월 원·달러 하락압력, 1090원~1125원 내지 1130원 등락
원·달러 환율은 1110원선까지 떨어지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서 코스피가 3주일만에 3200선을 회복한데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이틀째 매수에 나섰다. 수급적으로도 월말이라는 점에서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많았다.
주말사이 미국 대표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가격(PCE)은 4월 기준 전년대비 3.6%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2.3%)은 물론 시장 예측치(3.5%)를 모두 웃돈 것이다. 반면, 미국 연준(Fed) 인사들은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시기상조라는 언급을 이어갔다. 물가지표에 대한 선반영 인식에도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통화완화파)적 언급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화 약세, 위험자산 선호를 보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6월로 접어들면서 원·달러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 강세가 계속되는데다 위험선호 분위기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1080원까지도 노려볼 수 있겠지만, 그 정도 레벨에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클 것으로 봤다. 일단, 1090원을 하단으로 1125원 내지 1130원 사이 흐름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주말 나올 미국 비농업고용지표(넌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4월 부진했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물가지표와 함께 테이퍼링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대비 4.6원(0.41%) 떨어진 111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9일(1108.2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엔 1110.6원까지 하락해 역시 전월 30일 장중 기록한 1107.0원 이래 가장 낮았다.
111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16.9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6.3원이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3.5/1114.0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6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난주말 미국 PCE 지수가 좋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선반영인식이 컸다. 리스크온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역외환율은 되레 빠졌다. 월말에 따른 네고물량도 나왔다. 위안화도 변동성은 있었지만 하락 트렌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월엔 1100원 하향돌파를 시도할 수 있겠다. 중국 증시가 좋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경기회복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리스크온 분위기를 촉발하면서 원자재국가 통화들의 강세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테이퍼링 이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언급하고 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될 듯 싶다. 일단 이번주말 나올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중요하다. 4월 부진했던 고용지표가 좋을 경우 물가상승과 함께 테이퍼링 논의 압력을 줄수 있다. 6월 원·달러는 1090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이달 중순과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CPI와 PCE 지수는 선반영인식에 따라 더 이상 강달러 재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메모리얼데이 휴장을 앞두고 미국 증시가 좋게 끝났다. 국내 증시 또한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3200을 회복했고 외국인도 코스피를 매수했다. 수급상 네고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을 넘기면서 원·달러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 같다. 위안화도 6.37위안을 깨고 내려와 있다. 1080원까지 예상해 볼 수 있겠으나 그 정도 레벨에선 당국 개입여지도 있다. 일단 1090원에서 위로는 1125원을 넘기 힘들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4.6엔(0.41%) 하락한 1110.90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2%) 내린 1.2186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1위안(0.06%) 상승한 6.364위안을 보이고 있다. 장중엔 6.3528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5.19포인트(0.48%) 상승한 3203.92로 5월11일(3209.43, 종가기준) 이후 처음으로 32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5203억300만원어치를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