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오는 3일 열리는 씨티은행 이사회에서 소매금융 철수와 관련한 내용을 진행한다. 구체적인 출구전략을 결정하기보다는 그동안 나왔던 의견들을 공유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와 관련한 정식 안건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카드, WM(자산관리)쪽으로 여러 회사로부터 인수 의사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확정된 딜(거래)은 없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9일 소매금융 통매각 방침을 밝히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 입장에서는 강점인 카드, WM 이외에 상대적으로 약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대출 등 업무를 어떻게 처분하는지가 관건”이라며 “패키지로 해결하는게 좋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카드부문 등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씨티카드는 프리미엄 마일리지 카드를 쓰는 우량 충성고객이 많고, 리볼빙에도 강점이 있다. 때문에 최근 현대카드가 씨티카드를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형성장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씨티카드 인수 의사가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현대카드 인수설이 사실상 물 건너 가자 다른 업체들도 시큰둥하다. 씨티카드를 인수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씨티카드의 고객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중복고객을 고려하면 씨티카드를 인수한다고 해도 시장 점유율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강점으로 꼽히는 마일리지 카드도 의견이 분분하다. 카드사 입장에서 혜택이 좋은 마일리지카드 상품은 ‘비용이 많이 드는 카드’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의 인력구조도 부담이다. 씨티은행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1200만 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시중은행 대부분이 노사 합의로 폐기한 퇴직금 누진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임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가치가 최대 1조5000억 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부담감이 매우 큰 상황이다.
한편, 아직까지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 폐쇄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통상 은행연합회 회원사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은행은 지점을 폐쇄하려면 금융위원회에 폐쇄 접수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실사를 나가고 금융위가 최종 인가하는 순이다. 현재 한국은행의 전국 영업점 수는 3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