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 사들였던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양적완화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이날 연준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운영해온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 펀드(SMCCF)’ 프로그램을 서서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해당 프로그램은 시장의 기능을 회복하고 고용주의 신용을 지원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축소할 시점이 다가오게 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SMCCF를 통해 현재 5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와 85억 달러 규모의 ETF 등 총 137억 달러어치를 사들여 기업들을 지원해왔다. 4월 말 기준으로 연준이 사들인 회사채로는 가전제조업체 월풀과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 바지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매월 1200억 달러 규모로 사들이는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등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회사채 매각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해당 자산의 매각은 점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다소 빨라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구인난과 원자재값 상승이 물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