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마지막 현충일 추념식서 "이 시대의 애국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임기 내 마지막으로 참석한 현충일 추념식에서 의로운 활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의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애국은 우리 모두의 정신이 됐고, 공동체를 위한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웃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고 공동선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이번 추념식 주제에 맞게 이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2월 설 연휴에 응급환자를 위해 일하다 과로로 세상을 떠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에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된다. 정부는 2019년 8월 그의 공로를 인정, 국가유공자로 지정했다.
고 채종민 씨의 사연도 언급됐다. 채 씨는 지난 2006년 전남 진도의 한 해수욕장에서 파도에 떠밀려가던 초등학생을 구한 뒤 숨졌다. 채 씨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의사상자 묘역에 최초 안장됐다.
또 2008년 고속도로 추돌 현장에서 다른 피해자를 구하다 희생된 고 이궁열 목사도 추념사에 담았다. 그는 본인이 다친 상황에서도 다른 부상자를 구하기 위해 사고차량으로 이동하다 숨졌다.
문 대통령은 이들을 비롯해 임무수행을 위해 용감하게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을 향해서도 "모두 우리 시대의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극복을 위해 생활의 불편을 견뎌주시는 국민, 방역과 백신 접종 현장에서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방역`의료진 역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경을 넘어 연대를 보여준 의인들도 소개했다. 2001년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 이수현 씨, 2013년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를 구하다가 함께 희생된 고 김자중 씨 등이다.
문 대통령은 "국경을 넘은 인간애를 실현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의 희생은 언젠가 한일 양국의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라고 했다. 또 "김자중 님의 진정한 이타심과 용기는 더 넓은 세상과 함께하는 것이 애국임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2018년 4명의 한국 국민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미얀마인 이주노동자 윈 툿쪼씨를 언급하며 "우리는 미얀마 국민에게 변함없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을 보낸다"며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서도 "우리는 미얀마 군경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결연히 규탄하고,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 및 민주주의로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계속 압박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도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또 지난 3월 설립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를 통해 아직 찾지 못한 미발굴 유해 12만여 명도 찾아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