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2주기 추도식이 10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거행됐다. 참석자들은 이 여사와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장남 고(故) 김홍일 전 의원의 부인인 윤혜라 여사와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삼남 김홍걸 무소속 의원 등 유족을 비롯한 8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여권에서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희 국회부의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문순 강원도지사, 심상정 정의당 의원, 박용진 민주당 의원, 권노갑 전 의원, 한화갑 전 의원, 정대철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송 대표는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영부인이기 이전에 여성 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우리 시대의 지도자셨고 김대중 대통령의 평생 동지이자 정치적 조언자로서 숱한 고난과 역경에도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위한 길을 꿋꿋하게 걸어오셨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국민의 정부 시절에 이뤄진 여성부 신설,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기초생활보장제 시행 등 괄목할 만한 족적들 역시 여사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을 먼저 떠나보낸 후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으셨다.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평양을 두 차례나 찾았고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도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송 대표는 이어 "한반도 평화의 열차가 다시 힘차게 내달릴 수 있도록 남과 북을 잇고 북과 미의 간극을 좁혀나가겠다"며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재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두 분께서 평생 소원하셨던 '민주주의가 국민의 삶 속에서 더욱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나라,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이 없는 나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가 평범한 일상이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전진도 멈추지 않겠다"며 "영원한 동지이자 동행자이신 대통령과 함께 그곳에서 내내 평안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추도사를 끝맺었다.
김상희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많은 노력이 이뤄졌다"라며 "다시 남북 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다음 세대에 분단의 아픔을 물려주면 안 된다고 하신 여사님 말씀을 새기면서 국회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서 대화 불씨를 되살리게 힘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의 꿈을 같이 꾸고 두 분의 길을 따라서 걸었다는 게 우리 세대의 축복이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여사의 2주기를 맞아, 김홍업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과 김홍걸 의원 형제가 유산 분쟁을 매듭짓고 화해했다.
추도식 사회를 맡은 김성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은 "유언장 집행 과정에서 오해와 견해차가 있었지만, 어제저녁 동교동 사저에 모여서 서로 화해하고, 여사님 유언대로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