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건물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4명을 입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11일 광주 학동 재개발사업 4구역 근린생활시설 철거 현장 업체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입건한 4명 중 3명은 철거업체 2곳 관계자, 1명은 감리다. 경찰은 이들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17명이 다치거나 숨진 것은 고려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먼저 적용했다.
전담 수사본부를 마련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14명을 조사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전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1차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철거업체 서울 본사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경찰은 철거 중이던 건축물이 붕괴한 원인을 우선 파악할 예정이다.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철거계획서에 따른 공정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 계획서와 달리 저층과 건물 전체를 한꺼번에 허물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경찰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건설산업기본법상 재하도급 금지 규정 위반 여부와 시공사·조합·철거업체 등 삼자 간 계약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직접적인 철거 공사 계약을 맺은 곳과 사고 현장에서 실제 철거한 업체가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역 내 건축물 해체 허가 등을 내준 행정기관이 관리·감독을 적정하게 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이 안타깝게 희생된 중대 사건”이라며 “모든 수사력을 집중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