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막혀 공장 못 돌리는 듯”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쌍용자동차의 중소·중견 협력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우대보증 지원 실적이 20%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자동차의 경영 위기가 장기화한 만큼 협력사들의 자금 지원 신청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1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신보는 올해 2월 3일부터 쌍용자동차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우대보증 운용을 시작한 이후 현재(6월 4일 기준)까지 15개 업체에 95억 원을 공급했다. 지원 한도가 500억 원인 점을 볼 때 공급 규모는 19%에 불과하다. 심사를 진행 중인 건도 3개 업체(25억 원)뿐이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신보에 통보한 쌍용자동차 협력기업 명부에 등재된 기업이 245개라는 점을 봤을 때도 공급 규모는 미미하다.
이 프로그램은 금융위원회의 우대보증 운용 지침과 신용보증규정 잠정 조치에 따라 이뤄졌다. 신용보증규정의 잠정조치는 일시적인 자금난을 완화하거나 긴급한 정부 시책의 집행을 뒷받침하고자 새로운 상품의 출시로 한시적인 보증 운용이 필요한 경우 이사장의 승인을 받아 별도로 운용할 수 있다.
신보는 우대 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쌍용자동차 협력사의 보증심사 기준을 완화했다. 최근 3개월 이내 10일 이상 계속된 연체대출금 보유 요건뿐만 아니라 심사기준일 현재 보험료 체납정보 보유 요건도 완화했다. 신용도가 취약한 기업도 영업점장이 보증 지원을 전결할 수 있도록 했다. 신보의 심사등급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K1~K2 등급인 중견기업은 선별지원에서 제외했다. 신용등급이 더 낮은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에서다. 신보는 중소·중견기업의 등급을 K1~K15로 구분해 관리한다. 보편적으로 보증을 공급하는 신용등급은 K5~K8이다.
이 같은 심사 기준 완화에도 협력사들이 보증 지원을 많이 신청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쌍용차의 경영위기가 지속하면서 협력사의 자금난도 있었을 텐데 보증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영난이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다. 쌍용자동차 상거래 채권단 협의체도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을 개별 회사에 전달하지만 해당 회사들이 지원을 신청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장이 돌아가야 운영 자금도 필요할 텐데 공장 가동률이 일정 수준 이하면 원자재를 사서 납품할 수 없는 상황이니 대출해서 이자를 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보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신청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