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크다는 점도 부담
“다른 코인들, 비트코인 결점 보완할 것”
가상화폐 시장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치명적 결점으로 이를 보완한 다른 코인에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학계에서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의 에스와 프라사드 경제학 교수는 17일(현지시간) CNBC에 비트코인의 결점이 크게 3가지 있다고 밝혔다. 프라사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부문 책임자를 역임할 정도로 ‘경제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가장 먼저 비트코인의 채굴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꼽았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 방식을 채택하는데, 해당 방식은 채굴자가 특수 목적의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새로운 코인을 받고 이후 결제 네트워크에서 검증을 받기까지 엄청난 에너지가 투입돼야 한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들어가는 전기는 스위스와 핀란드의 1년 전기 사용량보다 더 많다.
에너지 소모가 큰 만큼 환경에 좋을 리가 없다는 게 프라사드 교수의 설명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환경 문제를 이유로 테슬라 전기차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후 머스크는 “채굴자들의 합리적인 청정에너지 사용이 확인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이러한 비트코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선 코인이 있다. 실제로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작업증명 방식에서 ‘지분 증명’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섰다. 지분 증명 방식은 이더리움을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쉬운 문제를 내는 방법으로 채굴 시 사용되는 전기를 절약한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하면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지 않으며 종전보다 에너지 소모량을 99.95%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라사드 교수는 두 번째로 비트코인의 익명성이 생각만큼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당한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이 해커에 뜯긴 440만 달러의 비트코인 중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는 소식은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믿음과 달리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인식됐다.
프라사드 교수는 ”비트코인의 핵심은 익명성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실제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하게 된다면 결국 물리적으로 디지털 신원 정보에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의 익명성 약점을 개선하려는 가상화폐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모네로와 Z캐시라고 프라사드 교수는 덧붙였다.
프라사드는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직 비트코인을 사용해 상품과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번거롭고 프로세스 자체가 느린 데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하루 사이 30% 급락하는 등 급등락이 잦다.
프라사드 교수는 ”가격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 보면 어느 날은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돈이 다음 날은 외식할 수 있는 돈이 돼 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변동성이 크면 정상적인 통화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시총 2위 이더리움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지위를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이나 거래 관련 시스템에 집중하는 반면 이더리움은 거래나 결제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게 확장성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