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국, 중국에 빼앗긴 세계 최대 투자처 지위 되찾을 것”
북미 투자 지난해 40% 급감…올해는 15% 증가 예상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10~15%, 내년에는 20~30%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FDI가 전년 대비 33%가량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반등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금이 미국을 포함한 북미로 쏟아질 전망이다. 이 지역의 FDI는 올해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 40% 급감해 2위인 중국의 추격을 허용했는데 올해 다시 1위로 복귀하는 것은 물론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의 FDI가 살아난 배경으로는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세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자국의 경제성장률을 7%로 전망했다. 6조 달러(약 670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2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가계 잉여 저축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급증한 수요에 발맞춰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철강업체 블루스코프스틸의 마크 바셀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굉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자동차 제조업체, 건설 회사 등에서의 수요가 대폭 증가해 시설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스코프스틸은 7억 달러를 투자해 오하이오주에 있는 제철 공장에 용광로와 캐스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해당 시설에서 내년 초 철강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연간 85만 톤을 더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기업들도 미국 투자를 늘린다. 스위스 네슬레퓨리나펫케어는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신규 공장 건설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를 390억 달러에 인수했다.
다만 FDI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요인들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조세 체계 개편도 그중 하나다.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얼마나 세금이 부과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타국에 대한 안보 및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가 필수 분야의 해외투자를 거부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필수 의료장비 등 특정 제품의 해외 생산을 줄이고 자국 내 투자를 독려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