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 내달 중순 ‘안심대리’ 서비스 출시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가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 지정 심사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티맵모빌리티가 내달 대리운전 서비스를 출시한다. 전화로 대리운전을 연결하는 시장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티맵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서비스 ‘안심대리’를 위해 앱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는 내달 중순으로 예정됐으며, 대리기사를 위한 앱은 이달 초에 만들어졌다. 티맵모빌리티는 9월까지 모집된 대리기사에 한해 운행 수수료를 100% 환급하는 등 프로모션도 내걸었다.
티맵모빌리티는 1900만 명의 T맵 회원을 무기로 삼았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기대감도 크다. 대리운전 시장의 콜 중계 프로그램이 사실상 독점 구조인 탓이다. 현재 전화로 대리운전을 연결하는 업체 수는 3000개 이상이며 이들이 점유율의 85%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들 업체의 80%가 ‘로지’라는 콜 중계 프로그램을 쓴다. 로지는 프로그램사인 바나플이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을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점유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VCNC의 ‘타다 대리’는 거의 힘을 못 쓰고 있고, 대부분을 ‘카카오T대리’가 점유하고 있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이 같은 독점 시장인 탓에 기사들은 티맵모빌리티의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티맵의 시장 진출을 ‘조건부’로 환영한다”며 “그 조건은 수수료 인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T대리의 수수료율은 20%이며, VCNC는 15%, 티맵모빌리티의 안심 대리도 프로모션 이후 20%의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에 따르면 기존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조7672억 원가량으로 3조 원에 육박한다. 다만, 대기업이 진출한다고 해서 쉽게 시장 규모가 커지긴 어렵다.
김 회장은 “대기업이 서비스한다고 해서 술 먹고 안 부르던 대리를 부르진 않는다”며 “결국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동반위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검토해달라고 신청한 배경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반위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달 26일 대리운전 중개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동반위는 카카오모빌리티, VCNC, 티맵모빌리티 등 대리운전 앱 사업자와 간담회를 열어 대기업의 의견도 취합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동반위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2011년부터 동반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정 기한은 3년이며 재합의 시 3년이 연장된다. 현재 중소기업 적합 업종은 △폐목재재활용업(우드칩) △목재 펠릿 보일러 △사료용 유지 △임의가맹형 체인사업 △달걀 도매업 △자동차단기대여서비스업 △문구소매업 △고소 작업대임대업 등 8개 업종이다.
다만, 동반위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심사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동반위 관계자는 “간담회와 함께 실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라며 “적합업종 심사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