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세 주춤...향후 인플레 전망은?

입력 2021-06-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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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옥수수, 대두 등 최고치 대비 하락
원자재, 인플레 동안 실적 좋고 증시보다 가격 낮아
전문가들, 강세장 전망에 베팅

▲세계 최대 구리 광산업체 BHP의 칠레 공장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안토파가스타/로이터연합뉴스
구리부터 목재까지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강세장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원자잿값이 최근 고점에서 소폭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3월 최고치에서 10%가량 떨어졌다. 옥수수와 대두 선물도 5월 최고치에서 13%, 19% 각각 빠졌고 돈육 가격도 이달 17%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가격 급등을 두고 공급 병목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했던 목재 선물가격도 최근 두 달간 54%나 떨어진 상태다.

▲원자재 선물 가격 변동. 위부터 목재/구리/천연가스/대두/원유/옥수수. (왼쪽) 2달간/2년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 자산 연구 책임자 리차드 던바는 “몇 달 전,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른다는 게 시장의 합의였다”면서 “최근 더 오르지 않는 신호가 나온다”고 평가했다.

물론 급등세는 꺾였지만, 가격 자체는 여전히 높다. 목재 가격은 이맘때 가격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구리와 곡물 가격도 수 년 만에 기록한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도 2018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원자재 시장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소비 증가, 정부의 재고 늘리기, 미국에서 진척을 보이는 인프라 법안, 투자 대기 수요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에드 이질린스키 디렉시온 대체 투자 책임자는 “아직 원자재 가격 상승세 초입에 있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증시와 원자재 가격 변동 추이. 위부터 S&P500/레피니티브CRB원자재주식지수/블룸버그원자재지수.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도이체방크도 원자재가 인플레이션 동안 다른 자산군에 비해 더 좋은 실적을 내는 경향이 있으며 증시에 비해 가격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강세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연구 전략가는 “자산군으로서 원자재는 지난 10년간 매력이 없었다”면서 “작은 회복에도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원자재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 써드애비뉴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트 파인은 원자재 관련 업체들을 6억3300만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의 운용 펀드에 두루 담았다.

금융사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 관련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토론토증권거래소 지수를 제안했다. 광산업체 등 원자재 관련 기업이 지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S&P500의 경우 6% 미만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도 25일 투자자들에게 파이프라인 운영업체, 액화 천연가스 수출업체 등 천연가스 공급망 관련 5개 기업 주식을 추천했다.

다만 원자재 강세장 전망에서 전 세계 원자재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변수라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대두, 옥수수, 천연가스, 석탄, 구리 등 치솟은 원자재 가격 통제를 위해 비축분을 푼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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