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인’ 김태현, “우발적 범행” 주장…큰딸 쉬는 날 골라 살해 ‘치밀한 계획’

입력 2021-06-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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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이 “우발적 살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3부(부장 오권철)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태현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김씨는 지난 3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A씨의 집을 찾아가 A씨의 동생과 어머니를 차례로 살해하고 뒤늦게 귀가한 A씨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살해 직전까지 A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 살해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첫 피해자인 동생을 살해한 뒤 연이어 두 사람을 살해한 것에 대해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씨는 A씨가 3월 23일 이후 24일과 25일 이틀간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A씨가 출근하지 않은 날짜를 범행 날로 잡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경동맥’ 등 급소를 검색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 측 변호인은 “심리분석 결과 피해자의 가족을 모두 살해하고자 사전에 계획한 사실은 없다는 김씨의 진술은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됐다”라며 “가족들에 대해서는 살해가 아닌 제압을 위해 청테이프를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웃 주민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집에서 6시30분쯤 비명이 들렸다고 했는데 김씨가 5시 35분께 범행 현장에 도착해 1시간 가까이 살해하지 않다가 피해자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마찬가지로 우발적 살해를 거듭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조서에서 “집에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다. 그만큼 배신감과 상처가 컸고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져 범행했다”라고 범행을 인정했지만, 이후 “퇴원 후 몸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 조사를 받다 보니 빨리 끝내고 싶어 경찰의 질문에 ‘네네’라고 대답한 것”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한편 김씨는 범행 당시 현장이었던 피해자들의 자택에서 자신의 목을 찌르는 등 자살을 시도했으나 상처가 깊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김씨에 대한 재판은 7월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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