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족’ 개도국, 해외 관광 부진에 1585조 손실 위기…한국은 GDP의 최대 3.8% 위험

입력 2021-07-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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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낮은 국가일수록 피해 커
프랑스·독일·미국 등 백신 선진국은 빠른 관광 회복 기대
EU ‘백신 여권‘ 가동

▲태국 푸껫 국제공항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태국은 이날부터 유명 관광지인 푸껫에서 백신을 접종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시행했지만, 현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관광 수요 회복 전망은 어둡다. 푸껫/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개발도상국들이 관광 산업 붕괴로 인해 올해 1585조 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한국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8%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이날 새롭게 발표한 보고서에서 해외 방문자들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예상되는 일부 글로벌 여행 회복에도 불구하고 올해 1조4000억 달러(약 1585조 원)의 관광 손실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관광 축소에 따른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의 최대 60%를 차지하는 규모다. CNN은 “이는 백신 불평등이 세계 경제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관광 산업의 침체는 식음료·숙박·교통 등의 분야에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작년과 올해 세계 경제에 4조8000억 달러의 손실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됐다. 빈곤 국의 경우에는 2조9000억 달러의 타격이 예상됐다. UNCTAD는 “개도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관광 산업에 미친 영향에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떠안았다”며 “지난해 관광객 수가 60~80%로 가장 많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관광 감소로 인한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손실 추정치(단위 : %). 출처 UNCTAD
올해 하반기 국제 관광이 일부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염성이 더 강한 인도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델타’의 등장으로 얼마나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은 개도국들의 전망은 훨씬 더 어둡다는 분석이다. UNCTAD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프랑스·독일·미국·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관광 산업이 빠른 속도로 되돌아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의 손실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UNCTAD는 인구 5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국가의 관광객 입국자 수가 올해 예년보다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75%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관광객 감소로 인해 올해 GDP의 2.7~3.8%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백신 접종이 궤도에 오른 유럽연합(EU)은 올여름 본격적인 관광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EU는 1일부터 ‘백신 여권 ’으로 불리는 ‘EU 코로나 디지털 증명서’ 시행에 들어갔다. QR코드를 통해 탑승객의 백신 접종 여부나 코로나19 음성 판정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여름 휴가철 관광 등을 목적으로 한 많은 사람에게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해 경기 부양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최근 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EU가 ‘이동 정상화’와 ‘감염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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