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의 그림자]③ESG워싱, 예방 위해 정보 투명성 높이고 분류 체계 명확히 해야

입력 2021-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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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근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의 모습.
전 세계적으로 ESG 관련 투자가 증가하며 ‘ESG워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SG워싱을 예방하기 위해 명확한 ESG평가에 대한 녹색분류체계(Green Taxanomy) 정립과 이에 따른 ESG펀드 등급 분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시장에서 무늬만 ESG라는 이야기가 나온 근본 원인은 ESG 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처럼 세계적인 투자 유관 기구가 모여 투자제한 전략부터 적극적인 참여까지 ESG펀드 등급을 분류하고 이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용상 현실적인 제약요인을 감안해 판단할 필요가 있고 포트폴리오 내 개별 주식의 비중이 기업의 ESG 성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설정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근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ESG 투자를 위해 사전인증 외에 사후보고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천연자원 및 생물다양상 보전, 오염 방지 및 관리, 순환자원으로의 전환 요소 중 적어도 하나 이상에 기여해야 하고 다른 목표와 상충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 등급을 제공하는 제공자 간 평가방법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평가방법의 불투명성과 평가정보의 유의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투명성, 신뢰성 제고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ESG 정보의 특성상 해석과 가치판단에 이해관계자 간 매우 다양한 선호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평가방법의 일관성보다는 투명성, 신뢰성 제고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고문은 “ESG 중 환경 요소는 녹색분류체계를 중심으로 녹색화를 측정할 수 있어 비교적 높은 투명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S(사회)와 G(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SG에 대한 정확한 원칙과 기준없이 관련 투자가 확대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기업의 ESG 공시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적 위험성과 직결되는 중요 ESG 정보는 사업보고서 내 의무적으로 기재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고문은 “ESG 펀드 등급체계로 금융소비자 보호도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투자자 보호의 명분으로 기업에 지나치게 사전승인이라든지 판매책임을 지운다면 시장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국내외에 그린워싱 기업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지만 이를 법제화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변호사는 “현재 녹색채권 관련 입법이 없고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이 법률에 근거 없는 가이드에 불과하며, 녹색분류체계를 통한 평가 역시 법률적인 사항이 아니다”며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또는 녹색분류체계의 사용이 법적 의무로 될 때, 자연스럽게 평가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평판에 대한 손상을 입어 스스로 조심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거나 별도 처벌하는 입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고문은 “ESG워싱이나 그린워싱 위반으로 처벌하는 근거는 국내외에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일반적인 신의성실원칙 위반이라든지 시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 사례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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