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사망자·확진자 속출에 병상 부족
영국, 19일부터 마스크 착용 등 규제 폐지
화이자 백신, 델타 변이에 예방효과 94%→64%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새로운 코로나19 ‘핫스폿’이 될 위기에 놓였다. 주말 사이 일일 사망자는 500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사망자 수가 무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인공호흡기와 같은 의료품은 물론 격리병동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전역 코로나19 환자 병상 점유율은 75%를 넘어섰다. 병원들은 병상이 부족해 텐트를 설치해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부 장관은 경증 환자의 경우 자가 치료를 권장하고 나섰다. 방글라데시도 지난달 말 주간 사망자 수가 716명을 기록해 지난달 초의 3배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이 여전히 백신 확보에 고군분투하면서 개도국에 공급되는 백신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전체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도네시아의 접종 완료율은 5%, 인도는 4%에 그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1% 정도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19일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그 날을 기점으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과 관련한 규제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코로나로부터의 독립이 가까워졌다”고 선언했다.
영국은 성인 인구 64%가 백신 2회 접종을 마쳤고 미국은 58%의 성인이 완전히 접종을 마무리했다. 독일도 이날 영국과 포르투갈, 러시아, 인도, 네팔 등 5개국을 최고 위험 단계인 ‘바이러스 변이 지역’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들 국가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국면에 이러한 조치는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방역 규제 완화가 델타 변이 확산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여름 휴가 첫 주말인 지난 주말 동안 확진자가 3만2607명 증가했고 프랑스에서는 1000명대까지 내려갔던 신규 확진자가 3일 3000명대로 치솟았다. ‘7월 초까지 최소 1차 접종률 70%’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믿는 구석’이었던 백신도 델타 변이에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와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연구 결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가 당초 94%였으나 델타 변이 확산 후 6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