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등 조사 이어 규제 틀 새롭게 마련
‘해외 상장 목표’ 중국 기업 영향 불가피할 듯
디디 주가 19.6% 폭락…IPO 공모가 밑으로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전날 밤 공동으로 ‘증권 위법 활동을 엄격히 타격하는 데 관한 지침’을 발표, 자국 기업의 미국 등 해외 증시 상장을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무원은 자국 기업이 외국에서 주식을 발행해 상장하는 것과 관련한 특별 규정을 마련해, 주무 기관 감독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보 보안 확보 규정도 재검토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국가 간 유통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중국 증권법을 역외 적용하기 위한 제도 등을 정비한다. 해외에 이미 상장된 기업에 대한 감독도 강화한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해외에 상장한 자국 기업에 대해 국가 기밀 보호 등을 요구하는 규제를 정비하고 있었지만, 최근 데이터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층 더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최근 “미국에 상장하고 주요 주주가 외국기업일 경우에는 국가가 정보의 안전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등 해외로의 데이터 유출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규제 강화 방침은 최근 디디추싱 등 미국증시에 상장한 일부 기업이 국가안보에 피해를 끼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가운데 나왔다. 중국 사이버 감독 당국은 디디추싱, 만방그룹, BOSS즈핀 등 3개 회사에 대한 인터넷 안보 심사에 돌입했다. 중국은 이처럼 미국 상장 자국 기업들에 대한 일련의 조사에서 더 나아가 관련 규제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 소식에 전날 디디추싱 주가는 19.6% 폭락한 12.49달러로 마감해 기업공개(IPO) 공모가인 14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해외 상장을 목표로 하는 중국 기업은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지금까지 알리바바 등 중국 거대 IT 기업들은 자국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첨단 기술과 혁신을 선호하는 미국 등 해외에서의 상장을 선택해 왔다. 이번 규제 강화로 이러한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의 디어드리 보사 기자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IPO를 연기할 수도 있어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트윗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디추싱이 뉴욕증시 상장 전 이를 연기하라는 중국 당국의 요청을 받았으나 강행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것은 물론 신규 가입자 등록을 불허하는 등 다방면으로 보복을 가하고 있다. 디디추싱이 ‘괘씸죄’에 걸려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을 목격한 바이트댄스가 섣불리 행동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