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위도우’가 여름 성수기 극장가의 문을 연 가운데 한국 영화들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썰렁했던 극장가가 연이은 신작 개봉으로 다시 활력이 돌지 주목된다.
마블 스튜디오의 새 히어로 영화 ‘블랙 위도우’가 개봉 첫날 19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출발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19만7289명(매출액 점유율 77.8%)의 관객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200만 관객이 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의 개봉 첫 날 기록인 13만7740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블랙 위도우’는 이날 예매율도 90%에 이른다. 예매 관객수도 25만 명이 넘어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 위도우’는 어벤져스 일원인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의 과거를 그린다. 스칼릿 조핸슨, 플로렌스 퓨, 레이철 와이즈, 데이비드 하버 등이 출연했다. 당초 지난해 4월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여러 번 연기된 끝에 이번에 공개된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도 올여름 극장가 출사표를 던진다. 메이저 투자배급사 4사가 일제히 신작 개봉 계획 내놓은 것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모가디슈’를 28일 개봉한다. 작품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이 탈출에 나선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모로코에서 모든 촬영을 진행한 데다 제작비 200억 원대가 들어간 대작이다. 당초 지난해 여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뤄왔다. 배우 김윤석과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등이 출연한다.
같은 날에는 지난해 ‘반도’로 흥행에 성공한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영화 ‘방법: 재차의’도 관객들을 만난다. 한국의 샤머니즘과 오컬트 장르를 접목해 호평받은 드라마 ‘방법’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해 기이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부 기자와 10대 소녀가 진실을 좇는 오컬트 스릴러다. 드라마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김용완 감독이 연출했다. 사회부 기자 임진희 역의 엄지원과 방법사 백소진 역의 정지소도 그대로 출연했다.
8월에는 재난 영화 ‘싱크홀’과 황정민 주연의 액션 스릴러 ‘인질’이 개봉한다.
8월 11일 개봉하는 ‘싱크홀’은 초대형 싱크홀이란 재난 상황을 소재로 한다. 갑자기 발생한 싱크홀로 빌라 건물 전체가 땅속으로 추락하고 집과 함께 싱크홀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등이 출연하며 영화 ‘화려한 휴가’, ‘7광구’, ‘타워’ 등을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황정민의 신작 ‘인질’도 8월 중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황정민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하는 액션 스릴러다. 신인 필감성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그런가 하면,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랑종’ 또한 14일 관객을 찾는다. 영화 ‘곡성’을 만든 나홍진 감독이 태국 제작진과 의기투합한 영화 ‘랑종’은 태국의 낯선 시골의 무당 집안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을 뜻한다. 나홍진 감독이 시나리오 원안을 쓰고 제작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