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이버 안보당국에 미국 IPO 규제 권한 부여했다”

입력 2021-07-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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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안보 당국, 권한 대폭 강화...증권 규제 역할까지 부여”

▲2017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모바일인터넷콘퍼런스(GMIC)에 디디추싱 로고가 보인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사이버안보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미국 등 외국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CAC는 최근 미국 등 해외 증시 상장한 자국 기업은 물론 외국증시 상장 예정인 기업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게 됐다. CA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에 설립한 인터넷 감독기구로 시 주석이 주재하는 중앙지도부에 직접 보고한다.

중국 정부가 CAC에 이 같은 권한까지 주며 힘을 실어주는 데는 최근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CAC는 디디추싱의 상장에 앞서 기업공개(IPO) 연기를 요구했으나 이와 관련한 감독권이 없어 상장을 중단시키지 못했다. 명확한 감독 규정이나 기관이 없다 보니 디디추싱은 CAC의 뜻을 '명령'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상장을 강행했다.

이후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산하 기구를 통해 디디추싱에 이어 미국에 상장한 플랫폼 기업에 대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인터넷 안보심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이들 업체의 신규 가입을 잠정 중단시켰다.

WSJ은 시 주석이 디지털 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CAC의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별개로 지난달 소셜미디어,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 IT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공유 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보안법을 제정했다.

빅터 쉬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의 사이버안보 당국이 새로운 증권 감독기관이 됐다"면서 "앞으로 (중국기업)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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