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은 제한적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부동산 중개업계가 울상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 단계가 시행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유행 당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한 선례가 있는 만큼 중개업계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아파트 인근 M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고객 문의가 확 줄었다”며 “매매 관련 문의는 아예 없고 이사 날짜가 급한 전·월세 위주로 묻는 손님이 더러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지난 주말 매물을 미리 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노원구 상계동 J공인중개 관계자는 “원래 이번 주 평일 중에 집을 보려던 손님이 거리 두기 4단계 때문에 매물을 못 보는 것 아니냐며 일정을 앞당겨 지난 주말에 방문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코로나19 확산과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으로 현장 방문이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동구 명일동 M공인 관계자는 “거리 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현장 방문 인원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방문 시간 예약 등 집주인한테 설명할 것도 더 많아진다”며 “지난해 말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당분간 거래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일부 집주인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집을 보여주기 꺼려진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집주인은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 “집을 매물로 내놨는데 코로나19가 갑자기 번져 집을 보여주기 찝찝하다”며 “부동산(중개업소)에 코로나19가 조금 가라앉으면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부동산 거래량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3차 대유행(2020년 12월~2021년 1월) 당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538건으로 2019년 12월(9627건) 대비 약 22% 감소했다. 또 올해 1월 거래량도 지난해 1월(6507건)보다 11% 줄어든 5789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0.28%와 0.4%로 두 달 연속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금리 인상을 논할 만큼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코로나 백신 접종도 계속돼 연내 집단면역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로 부동산 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