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 살해’ 20대男, 범행 후 애인과 여행…父 선처 호소 ‘무기징역’ 구형

입력 2021-07-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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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7)씨가 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고개를 숙인 채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친누나를 살해하고 농수로에 유기한 20대 남동생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3일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우)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한 A(27) 씨에게 검찰은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누나 B씨(30)를 흉기로 30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누나의 시신을 여행 가방에 담아 아파트 옥상에 10일간 방치하다가 렌터카를 이용해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했다. 특히 A씨는 살해 후에도 B씨의 휴대폰으로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살아 있는 것처럼 유장하기도 했다.

시신은 4월21일 주민의 신고로 발견됐으며 A씨는 29일 붙잡혔다. 용의자로 특정되기 전까지 A씨는 B씨의 장례식장에서 영정을 드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A씨는 B씨가 늦은 귀가와 신용카드 연체 등 평소 행실로 잔소리를 하자 말다툼 중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친동생인지 의문일 만큼 흉기 끝이 부러질 정도의 강한 힘으로 누나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라며 “또한 사건 발생 후 5일 만에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가고 B씨의 명의로 대출을 받는 등 범행 후 태도에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순간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저를 걱정한 누나를 살해했다. 부모님과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라며 “천 번, 만 번 고개를 숙여 사죄해도 부족하지만 꼭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딸이 사망한 뒤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던 A씨의 부모는 “물론 죗값을 치러야겠지만 딸에게 용서를 구하고 하나 남은 아들이 제 품에 돌아올 수 있게 선처를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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