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은 15일 "절차적 정의는 오로지 법리와 증거를 따를 때 지켜지는 것이지 어느 한쪽의 주장이나 신념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며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 합동감찰 발표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조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직무대행을 맡아 한 전 총리 사건을 두 차례에 걸쳐 무혐의 처리했다.
조 원장은 이날 검찰 내부 게시판에 '한 전 총리 사건,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 결과 발표에 대한 전임 대검 지휘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부득이 하게 이 글을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글을 올렸다.
박 장관은 전날 "2010년 한명숙 검찰 수사팀이 재소자 증인들을 100여 회에 걸쳐 반복 소환하고 증언 연습을 시키는 등 부적절한 수사 관행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법무부로부터 수사권을 부여받고 증인 2명을 모해위증으로 입건하겠다는 결재를 상신했으나 대검 지휘부가 갑작스럽게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해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초래했고 △공정한 구성을 위한 사전 협의 없이 대검이 일방적으로 선정한 연구관들로 회의체를 구성해 무혐의 의견을 도출했다며 절차적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조 원장은 "대검이 임 전 연구관을 한 전 총리 모해위증 혐의 사건 주임검사로 지정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임 전 연구관을 주임검사로 지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감찰3과장으로 주임검사를 교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중요 사건에 대한 감찰과 수사는 모두 총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검찰총장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임 전 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받아 수사권을 부여받은 것을 근거로 대검 지휘부가 부당하게 주임검사를 교체한 것처럼 발표했다"며 "임 전 연구관은 감찰3과에 소속된 다른 연구관처럼 주임검사인 감찰3과장을 보조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대검 지휘부가 일방적으로 선정한 연구관들로 회의체를 구성해 무혐의 처분한 것이라는 박 장관의 발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조 원장은 "대검 지휘부는 사건 처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수사자문단' 회부를 제의했으나 감찰부장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지휘부는 공소시효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해 부득이하게 협의체에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사건을 직접 담당한 감찰3과장, 검토와 조사에 관여한 임 전 연구관, 감찰3과 소속 연구관 2명이 이 사건에 관여한 바 없는 35기 연구관들과 함께 범죄 성립 여부를 논의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그 과정에서도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고자 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검사들과 근무 인연이 있는 연구관들은 모두 제외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임 전 연구관이 회의체 참여를 거부해 나머지 인원들만으로 장시간 논의해 전원 일치 혐의 없음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