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싫어요"
개인투자자들의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이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 첫 타깃이었던 에이치엘비 주가가 한때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를 기회로 삼은 매도 세력에 밀리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뒤 장을 마쳤다.
15일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개인투자자들과 함께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인 에이치엘비에 대해 'K스톱' 운동을 전개했다. 이를 이들이 약속한 매수 시점은 오후 3시였다.
K스톱 운동은 공매도 세력에 대응하겠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미국 '게임스탑' 사례를 본떠 만들어졌다. 미국에서는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인 AMC가 공매도 반대 의사를 표명한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1000% 이상 급등하면서 공매도 세력이 큰 손실을 입고 잔고를 청산한 바 있다.
하지만 에이치엘비의 거래량은 장 시작과 함께 폭증하기 시작했고, 주가는 오전부터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장 한때 22.15%까지 치솟은 주가는 막상, 약속된 3시가 되자 상승폭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종목과 날짜, 시간까지 공개적으로 진행되면서 '단타'로 들어온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에이치엘비는 전일대비 5.54% 상승한 3만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스톱 운동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은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체 토론방에서는 "거창하게 출발했는데 미풍도 못일으킨 것 같다" "좋은 의도로 참여했는데 그대로 물렸다" "운동이 성공하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한투연 측은 오는 8월15일에 공매도 반대 본 행동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참여인원은 2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집단행동시 의도치 않게 불공정거래 행위에 이용될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K스톱 운동 동참 등에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