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전국 290여 개 예방접종센터서 학생·교직원 63만 명 1차 접종
“부작용 때문에 걱정했지만 안전하게 수능을 보는 게 좋다고 판단해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
전국 예방접종센터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19일 서울 양천구 예방접종센터(해누리타운) 앞에는 이른 시간인 오전 8시부터 백신을 맞기 위해 온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은 미성년자에 대한 국내 첫 백신 접종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30일까지 전국 290여 개 예방접종센터에서 전국 고3 학생과 고교 교직원 등 63만 명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실시된다.
양천구 예방접종선테는 오전 9시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강서고 3학년 학생들과 교직원 220명이 해누리타운 2층 접종 대기실을 가득 메웠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학생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백신 접종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미리 준비한 예진표를 들고 접수창구에서 접수한 뒤 기다렸다. 6번까지 있는 예진 부스에 들어가 건강 상태를 상담한 뒤 맞은편 접종 부스로 이동해 접종을 마쳤다. 접종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백신 접종을 끝낸 김시우(19) 군은 “공무원인 부모님이 이미 접종을 했는데 이상 반응이 없어서 (나도) 괜찮을 거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고 체육 교사인 전찬열 씨는 백신 접종 후 "약간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문제없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이 늘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며 "(백신 접종 후) 마음이 더 편안하고 감염에 의한 혹시 모를 불안이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김포시 예방접종센터에서 고3 학생들의 백신 접종을 참관했다. 김포생활체육관에서는 경기 하성고와 마송고 학생·교직원이 백신을 접종했다.
유 부총리는 “이상반응이 있는 경우 대처 방법을 마련해뒀다”며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교육청이 긴밀하게 모니터링 체계를 만들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철 하성고 교장은 “현재 우리 학교는 고3이 모두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며 "임산부 1명을 제외하고 교직원도 전부 신청해서 맞았다”고 말했다. 허 교장은 특히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 2학년 학생들이 문제"라며 "해당 학생들도 신속하게 맞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방역 당국이 18세 이하의 백신 접종을 승인해야 계획이 잡히고 시행을 할 수 있다”며 “2학기 개학 전에 방침이 결정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접종 당일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접종을 연기할 것을 권장했다. 예방 접종 후 적어도 3시간 이상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접종 부위는 항상 청결히 유지하고, 접종 후 최소 3일간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야 한다. 접종 후 7일간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
각 학교는 백신 접종 당일 재량 휴업을 실시하거나 단축 수업을 한다. 백신 접종 후 2일까지는 의사 진단서 없이 담임교사 확인서나 학부모 의견서 등만 제출하면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된다. 접종 3일 이후에는 의사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해야 질병 결석으로 처리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기말고사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에는 출석 인정 결석이나 질병 결석에 따른 인정점이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