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제발 조심하라”…‘무모한 도전’ 비판도
정부 최고과학자문관 "코로나19 입원환자 60%, '백신 미접종자'"
미국, 영국 여행 경보 최고 수준으로 격상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인도발 델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5만 명이 넘는 상황에도 이날 오전 0시부터 열리는 나이트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수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방역 규제가 대부분 철폐된 이른바 ‘자유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노(NO) 마스크’의 파티 참가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람 간 1m 이상 거리 두기, 이벤트 입장 인원수 제한 등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나이트클럽도 1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날부터 영국에서는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만 보낼 수 있을 뿐, 법적 의무가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개개인에게 마스크 착용 요구 등을 강제할 수는 없다. 존슨 총리는 방역 규제 전면 해제를 앞두고 영국인들에게 “제발 조심해 달라”며 “매우 신중하게, 다른 이들을 존중하면서, 전염병이 계속된다는 위험을 염두에 두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고 거듭 당부했다.
영국 정부의 이런 실험적인 도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이 존스홉킨스대학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31만6691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전주 대비 약 43% 급증한 수치다.
한편 영국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이 말실수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는 이날 총리실 기자회견에서 "영국 코로나19 입원환자 10명 중 6명은 백신 2회 접종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을 거꾸로 말한 것이다. 발란스 경은 이후 트위터로 "입원 환자 중 60%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정정했다.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영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하고, 영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지난 5월 영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로 완화한 지 두 달 만이다. 미국 국무부는 여행경보 등급을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 재고 △여행 금지 등 4단계로 나누고 있다. 미국은 4단계에 해당하는 국가에 대해서 되도록 여행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꼭 출국이 필요한 때에는 사전에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