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바이든 ’자화자찬‘한 날, 시장은 ’글로벌 성장 정점 도달‘ 공포로 뒤덮여

입력 2021-07-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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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6개월 연설서 "많은 경제 발전 이뤄"
"속도 늦출 수 없고, 연준은 필요하면 조처해야"
시장은 인플레보다 코로나 재확산 따른 성장 정체에 주목
안전자산 수요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준비하고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아 미국 경제 회복에 관해 자화자찬한 날 공교롭게도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바이든은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도 필요하다면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정반대 우려로 요동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 6개월간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이제 그 속도를 늦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고, 그 덕분에 3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됐다”며 “자본주의가 매우 잘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 대부분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같은 견해를 나타내면서도 “장기간에 걸쳐 억제되지 않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된다면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준은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설은 대체로 경기 회복이 여전히 빠르니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게 주를 이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공포지수 추이. 19일(현지시간) 종가 22.50 출처 CBOE 웹사이트
반면 시장은 바이든과 정반대의 걱정을 하고 있다. 그동안은 정부 부양책과 백신 보급이 경제 반등을 이끌었지만, 현재는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성장이 벽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진 것이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데이비드 도너베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에 “코로나19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다시 떠올랐다”며 “미국과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면서 경제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를 촉발했다.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기업 활동과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애널리스트는 “특히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정체되면서 시장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며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나라에서 소비자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뉴욕증시를 비롯해 주요국 증시가 지난주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최근 상승세가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공포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95% 폭등한 22.50을 기록했다.

우려는 채권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주식 시장의 불안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매수로 이어지면서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1.30%에서 이날 1.20%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에섹스파이낸셜서비스의 척 쿠멜로 최고경영자(CEO)는 현 상황을 ‘성장 피크’라고 규정했다. 그는 “기록적인 성장 뒤에 약간 주춤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요한 점은 경제 회복이 더딜 것이고 우리는 보유 자산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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