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당사자ㆍ캠프, 연일 공중전…향후에는 정책전 전환 전망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양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비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각 후보 당사자는 자신에 대한 의혹에 반박하며 반격에 나섰다.
먼저 이 지사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의 텔레그램 비방 대화방을 두고 이 전 대표 측이 경찰 고발까지 검토한다는 데 대해 “본인들의 더 심각한 문제는 감추고 침소봉대해 지나치게 공격한다”며 “겨우 찾아낸 게 그 정도다. 인터넷 뉴스 댓글을 보면 온갖 허위사실에 공작·조작 댓글이 횡행한다. 그런 것에 비하면 이건 조족지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인물을 직위해제한 점을 언급하며 “필요하면 우리 손으로라도 법적 조치를 할 생각”이라며 “저와 관계도 없는 걸 가지고 이틀씩이나 싸울 일인가. 물을 흐려 본인을 숨기기 위한 작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격했다.
이 전 대표는 MBC라디오에서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한 적이 있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만약 그랬다면 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천을 받았겠나”라며 “전남에서 국회의원 4번에 도지사를 했는데 그런 게 쟁점이 된 적이 없다. 이제 나왔다는 게 어이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 지사를 겨냥해 “뭔가 조급했거나 불안하니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해 양 캠프에서도 공중전을 이어갔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비방 대화방 운영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도지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연봉 8800만 원의 유관기관 임원으로 임명했다는 건 도정농단”이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캠프 이경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 당시 2014년 11월 5일 월례 조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라고 말한 바 있다. 산업화 존중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찬양한 건 사실”이라며 “본인의 거짓말에 대해 국민과 지지자에 해명하고 사과하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비방전이 격화되는 데 대해 양 캠프에선 두 후보의 성격이 한 원인이라고 짚는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는 누구에게 맞으면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니라 왜 때리느냐며 고개를 더 드는 성격”이라며 “예비경선에서의 수세적 태도가 오히려 실망감을 안겼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적극 대응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초반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매우 서툴렀는데 갈수록 입이 트이고 있다”며 “엄중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본래대로 할 말을 다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네거티브전이 ‘붐업’이라고 긍정해오던 이상민 당 선거관리위원장조차 전날 경고를 할 정도로 심각해진 만큼, 향후에는 정책 경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경선 일정도 5주 연기된 만큼 본선 경쟁력을 내보일 기회라서다. 실제 이 지사는 23일 대표 정책비전인 기본소득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