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임상 2상 마무리…대웅제약 임상 2b상 최종 데이터 분석 중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며 백신 접종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외에 2호 치료제 탄생이 요원해 상용화가 늦어지는 만큼 편의성과 접근성이 낮은 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용, 흡입용 등 보다 편리한 제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임상시험을 현재 진행 중인 사례는 총 13건이다. 이 가운데 이른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정제형은 4개, 캡슐제 1개, 흡입제 1개이고, 나머지 9개는 주사제로 개발 중이다.
정부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제를 선구매하는 등 도입을 위한 다각적 검토에 나섰고 국내 업체들의 개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질병관리청에 이달 경구용 치료제 확보 예산 471억 원을 편성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임상 2상을 마무리한 곳은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이다. 신풍제약은 이달 초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에 대한 임상 2상 최종 데이터 발표를 통해 주평가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다시 유의성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에 대한 임상 2상을 마무리한 부광약품은 현재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부광약품 측은 “임상 2상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후 모니터링까지 완료했고 현재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인데 최종 데이터가 나오면 관계 기관과 향후 움직임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임상 2상에 대한 최종 데이터 결과에 따라 조건부 허가 신청을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대웅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을 개발 중인데 전날 임상 2b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고,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임상 2b상에서 전체 환자에 대한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대웅제약 측은 “카모스타트를 제공량의 70% 이상 복용한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대표적 증상이 위약군보다 빠르게 개선됐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50대 이상 경증 환자의 증상 개선 시간을 줄였다”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나아가 향후 코로나19의 감염 경로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비강 분무 제형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도 코로나19 치료제의 옵션을 다양화하기 위해 기존 주사형의 렉키로나주를 흡입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흡입용 항체 치료제 개발 관련 특허 및 기술을 보유한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계약을 맺고, 지난달 호주에서 흡입용 렉키로나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이후 임상 2상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흡입용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기도 점막에 항체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흡입기를 통해 렉키로나를 투여함으로써 코로나19 환자의 투약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뉴젠테라퓨틱스가 정제형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고, 한국엠에스디는 캡슐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흡입용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는 복용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경증 환자 치료가 간편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면 계절 독감과 마찬가지로 예방 백신을 맞고 그럼에도 감염으로 확진자가 나올 때 경구용 치료제를 먹고 집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만 경증 환자의 경우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등증 이상 환자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