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이 양의지(34·NC 다이노스)의 ‘몸에 맞는 공’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에서 이스라엘에 10회 연장 접전 끝에 6대 5로 이겼다.
선발투수로 나선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은 네 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잡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출신 이안 킨슬러의 한방에 당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던 킨슬러는 3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원태인의 슬라이더를 받아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앞서 1·2회 공격에서 점수를 얻지 못한 한국 대표팀에겐 뼈아픈 실점이었다.
이날 원태인은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를 맞고 2실점하며 강판됐고, 최원준(37·두산 베어스)이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은 4회말에서야 반격에 나섰다. 2사 후 강백호(32·KT 위즈)의 안타에 이어 오지환(31·LG 트윈스)이 우월 투런 홈런을 맞추며 2대 2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6회초 이스라엘은 다시 한번 홈런을 날렸다. 2사 1루 상황에서 최원준은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에 질세라 한국 타선도 반응했다. 7회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우월 솔로 홈런을 친데 이어 주장 김현수(33·LG 트윈스)도 연속 홈런으로 4대 4로 동점을 만들었다.
1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오재일(35·삼성 라이온즈)은 2루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낸 뒤 전력 질주했다. 이어진 황재균(34·KT 위즈)의 2루 땅볼에 2루까지 나간 오재일은 오지환의 2루타로 홈을 밟았다. 점수는 5대 4로 뒤집혔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37·키움 히어로즈)는 2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마무리로 나선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은 5대 4로 앞선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10회초 이스라엘이 승부치기를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10회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에 실패한 후 삼진을 당했다. 이어 나온 타자들은 모두 오승환에게 삼진을 당했다.
한국은 10회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무사 1·2루에서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데 이어 양의지의 밀어내기 사구로 끝내기 점수를 만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동점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안타 3타점 1볼넷 1도루로 공격을 이끌었고,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0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2008 베이징올림픽 9연승에 이어, 올림픽 본선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오는 31일 미국과 B조 2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