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자살 아냐...누군가에 쫓기고 있었어”
경찰 “자살인지 아닌지 조사 착수”
벨라루스 올림픽 대표, 독재정권 피해 폴란드 망명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망명 단체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 대표 비탈리 쉬쇼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된 지 하루 만이다.
시신이 발견된 공원은 집에서 멀지 않은 위치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경찰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쉬쇼프 대표가 벨라루스 독재정권에 맞서는 반체제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8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6선에 성공한 후 반정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자살인지 자살로 위장한 사건인지 판단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쉬쇼프 대표의 여자친구는 “자살을 믿지 않는다. 쉬쇼프의 행동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없었다”며 “우리는 그날 아침에도 함께 있었고 그는 잠깐 조깅하러 나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쉬쇼프는 누군가 자신의 뒤를 밟고 있다고 말했고 주변에 따라오는 차량과 사람을 의식했다”며 사건 배후에 누군가 있다고 주장했다.
쉬쇼프 대표 사망 소식에 약 300명의 인원이 키예프에 있는 벨라루스 대사관에서 집회를 열었다.
한편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벨라루스 육상 대표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는 대회 도중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가 공항 경찰의 도움으로 탈출해 폴란드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폴란드가 망명을 받아들여 이날 폴란드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