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강남 이동 편리해질 듯
'티스푼 공사'(지나치게 느린 공사를 찻숟가락으로 땅을 파는 데 비유한 말)라는 오명을 받던 월드컵대교 건설 공사가 11년 만에 끝난다. 서울 서부권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 월드컵대교 개통식을 연다. 1980m 길이, 31.4m 너비인 월드컵대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다. 양평동 이남에선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구간과 이어진다.
서울시는 서북ㆍ서남권 사이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2010년 월드컵대교 공사 첫 삽을 떴다. 애초 서울시는 5년 남짓 정도면 공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공사 기간은 배로 늘어졌다. 그 사이 월드컵대교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 지은 다리란 오명을 얻었다. 공사 기간이 늘어지면서 공사비도 2590억 원에서 3550억 원으로 불어났다.
월드컵대교와 연결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가 지연되면서 다리 공사 일정도 조정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토목공사에 부정적이었던 전임 박원순 시정도 월드컵대교 건설을 티스푼 공사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복지 등 박 전(前) 시장 관심 사업에 밀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그간 ‘티스푼 예산’으로 하염없이 지연된 시민 불편 개선 공사는 모두 1년 안에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월드컵대교가 개통하면 다리 남북, 즉 영등포구와 마포구가 최대 수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남권에선 도심으로, 서북권에서 여의도·강남으로 이동하기가 전보다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마포구 Y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착공 때부터 매매가에 호재가 많이 반영됐다. 개통된다면 은평구 등 주변 지역까지 호재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장 호가를 움직일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