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사측ㆍ해원노조 마지막 임단협…노사와 산은 제각기 다른 입장 견지
HMM이 내일(11일) 해원노조(선원노조)와 마지막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한다.
노조는 최근 회사 실적을 고려했을 때 큰 폭의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시기상조라는 태도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임금 인상은 노사 간의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HMM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커진다.
10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HMM 해원노조와 사측은 11일 임단협 4차 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협상 결렬 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사측과 이미 협상이 결렬된 육상노조는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상태이다. 결과는 19일 나올 예정이다.
양 노조는 중노위 조정 불발 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한다는 계획이다. HMM 창사(1976년) 이래 46년 동안 이어졌던 무파업 전통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HMM 노사는 임금 인상률 부문에서 견해차가 크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5.5% 인상을 제시했다.
HMM 노조는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2010년대 회사가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간 이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오랫동안 임금 동결을 감내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육상직ㆍ선원직 임금은 2019년까지 각각 8년, 6년 동안 제자리를 지켰다.
계속된 임금 동결로 HMM과 다른 해운사 간 임금 격차는 상당하다. HMM 평균연봉은 약 6800만 원으로 팬오션, 고려해운 등보다 1000만~2000만 원 낮다.
HMM 노조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의 경우 인건비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9%이다. HMM은 1.6%에 그친다”라며 “임금이 25% 인상돼도 비율은 여전히 1.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HMM 실적을 고려했을 때 노조 요구안이 사측 재정에 큰 부담을 끼치지 않는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 요구안이 수용될 때 HMM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1200억 원이다. HMM 올해 1분기 영업이익(1조193억 원)의 약 8분의 1에 불과하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아직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는 상황에서 큰 폭의 임금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것이 이유다.
산업은행은 대외적으로 임금 문제는 노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HMM에 투입된 3조 원의 공적자금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20%가 넘는 임금 인상은 무리라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HMM 노사 갈등에 수출기업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근 수출품을 실을 선박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대란 여파로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이 중국만 들러도 만선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HMM은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임시선박을 31차례 투입한 바 있다.
노조 파업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은 완전히 막혀버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다른 국적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HMM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다”라며 “HMM 파업은 수출기업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