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인 랑기나 하미디(45)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도피에도 아프간을 지키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바와바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미디 장관은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한 이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비롯해 아프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국경 밖으로 도피한 가운데 평소처럼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는 전날 자택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니 대통령의 도피 소식에 대해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면서 “마음 한쪽엔 아직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하미디 장관은 “나는 11살 딸이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딸이 꿈꿔왔던 모든 미래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만약 살아남는다면 수백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와바는 하미디 장관이 카불에 남아 여성 교육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미디 장관은 아프간 제2 도시인 칸다하르의 시장을 지낸 굴람 하이데르 하미디 시장의 넷째 딸이다. 하미디 장관의 부친은 2011년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로 숨졌다. 하미디 장관은 파키스탄의 난민촌에서 생활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아프간 정부가 들어선 지 20년 만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육부 장관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