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족한 공공 정비사업…적용시 시장 외면 '가속화'
17일 국회에 따르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진 의원은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짓는 주택의 실수요자에게 저렴하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정부가 정비구역을 현물 선납 또는 수용 방식으로 취득한 뒤 조합 대신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으로, 지난 2·4 공급 대책 때 발표됐다. 정부가 직접 사업시행자로 나서는 만큼 빠른 사업 진행과 추가 용적률 완화, 조합원 수익 최대 30%포인트(P) 더 보장 등 조건을 내걸었다. 사업에 참여하는 재건축 단지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적용 제외 등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서울 9만3000가구와 경기·인천 2만1000가구 등 전국에 5년간 1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계획이 나온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한 곳도 사업지로 지정되지 않았다. 2·4대책에서 함께 발표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은 후보지로 52곳이 지정된 것과 대비된다. 정부에 토지 소유권을 아예 넘겨야 하는 사업 구조와 임대주택 의무 건립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요건이 폐지되면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도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되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에 참여할 조합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분양가상한제는 공공분양주택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60~80%로 책정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도록 하는 제도다. 분양가가 낮아지는 만큼 조합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공공재개발 철회를 신청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4구역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없는 공공재개발도 민간 재개발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더더욱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