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ㆍ오피스 시장 새 전환점
18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판교신도시 내 미활용 부지 활용 방안을 세우기 위한 용역을 지난주 발주했다. 이 중 판교동과 운중동에 있는 시유지 두 곳은 현재 마땅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주차장 등으로 쓰이고 있다. 판교동과 삼평동, 백현동에 있는 필지는 학교 용지로 지정됐으나 실제 학교를 세우지 못한 채 십수 년째 공터로 방치돼 있다.
성남시는 주민 여론조사와 사업성 분석을 거쳐 이들 토지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시는 자체 개발은 물론 공공위탁개발(공공기관에 개발을 위탁하는 사업)과 민간 자본 유치, 토지 매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성남시가 이번에 개발하려는 필지들은 넓이가 최소 2313㎡, 최대 1만6051㎡에 이른다. 필지별 공시가격도 71억~861억 원, 총 3279억 원에 달한다. 대부분 필지가 판교신도시 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판교신도시 토지시장은 호황을 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8년 말부터 올 6월까지 2년 반 동안 판교·삼평·백현·운중동 일대 땅값은 11.3~12.6% 상승했다. 전국 평균(9.9%)을 웃돈다. 지난해 말엔 주차장으로 쓰이던 삼평동 시유지(넓이 2만5720㎡)가 8377억 원에 엔씨소프트에 팔렸다.
이런 땅값 상승 배경엔 이른바 판교밸리에 자리 잡은 IT기업 호황이 있다. 판교밸리로 IT기업들이 꾸준히 몰리면서 판교신도시엔 사무실과 토지가 갈수록 귀해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판교에 있는 A급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올 1분기 0%를 기록했다. 판교밸리에 자리 잡은 회사들이 빅테크(거대 IT기업)로 사세를 불리면서 사무실·토지 품귀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개발업계에선 성남시가 민간 매각 혹은 협업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디벨로퍼(부동산 개발회사) 사이에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러잖아도 부동산시장이 뜨거운 상황인데 크기를 갖춘 빈 땅이 나오면 줄어 서서라도 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