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배달 ‘요기요’가 80~90% 차지...CU 네이버 충전 론칭ㆍ세븐일레븐 주문 채널 연내 9개로 확대
GS25가 ‘요기요’를 인수하며 라이벌 편의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요기요’는 편의점들이 입점해 있는 주력 주문 플랫폼이다. 경쟁사인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함에 따라 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은 매출 관련 데이터 노출 우려와 함께 인수 후 각종 제약에 노출된 상황이다.
여기에 주문 플랫폼 빅3 중 나머지인 ‘배달의민족’은 B마트로,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마트를 운영하는 만큼 끼어들 틈 없는 사면초가에 몰린 신세다. 편의점들은 주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자체 주문 플랫폼 활용을 고심하고 있다.
◇ GS리테일 ‘요기요’ 사들여…배달 매출 80~90% ‘요기요’인 편의점들 ‘골치’
GS리테일은 지난 13일 재무적 투자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유한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의 최종 인수 금액은 8000억 원이며, GS리테일은 이 중 30%의 지분에 해당하는 2400억 원을 투자한다.
GS리테일은 ’요기요’의 높은 시장 점유율 및 향후 성장성, 온·오프 커머스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 등을 기대하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2025년까지 최소 5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는 GS리테일은 편의점과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1만6000여 소매점과 결합된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라이벌 업체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편의점들은 ‘요기요’ 주문·배달 플랫폼을 빌려서 주문 배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새 주인이 된 GS리테일에 매출과 마케팅 등 주요 전략이 노출될 가능성이 큰데 다, ‘요기요’의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도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 19 여파에 편의점의 주문ㆍ배달이 치솟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달 12일~8월 1일 3주간 GS의 배달 매출은 지난해보다 124.4% 올랐고, 이마트24도 95% 뛰었다. 세븐일레븐도 전월대비 41.7% 올랐다. 문제는 대부분이 ‘요기요’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라는 점으로 편의점들은 주문 채널 다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배달 매출의 ‘요기요’ 의존도는 80~90%에 달한다.
◇ 편의점, 중소 주문 플랫폼 입점 러시…자체 플랫폼 활용 놓고 고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이달 19일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서비스’를 론칭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요기요’에 입점한 후 CU는 현재 ‘네이버’, ‘카카오톡주문하기’, ‘위메프오’, ‘페이코 오더’ 등을 통해 배달 주문을 서비스 하고 있다. 이번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충전이 가능한만큼 네이버 주문하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부터는 자사앱 ‘포켓CU’로부터 대용량 생필품을 판매해 주문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엿보고 있다. 현재로는 주문 후 2~3일 후 배송하지만, 추후 퀵커머스 연계 등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위메프오’에서 주문에 나섰다. 지난해 2월 ‘요기요’, 그리고 올해 2월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이은 세 번째 제휴 플랫폼이다. 세븐일레븐은 전국 1000개 점포에서 ‘위메프오’ 배달 서비스를 우선 오픈한 후 9월까지 배달이 가능한 점포 43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운영 점포를 6000개로 확장하고, 현재 3개에 불과한 배달 채널을 연내 9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1월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시장에 발을 내디딘 이마트24는 올해 4월 ‘카카오톡’에 입점하고, 6월에는 ‘네이버 주문하기’로 채널을 확대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같은달에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자체 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에 돌입했다. 다만, 현재는 시스템 보완을 위해 중단 상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UX(사용자경험)와 디자인 등 리뉴얼 작업으로 현재 중단했디”며 “재단장 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를 GS리테일이 인수하면서 라이벌 업체의 세입자가 된 셈”이라며 “몇몇 업체는 자체 앱 활용에 나섰지만 요기요 의존도를 줄이고, 배달 플랫폼 연계에 고객 모으기까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입점 업체 중에서는 가장 대중화된 주문 플랫폼으로 매출도 가장 많은데 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편의점 배달과 유사한 B마트와 쿠팡이츠마트까지 서비스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