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과 지방은행의 격차를 줄이고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는 방안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논의에 따른 지방은행 활성화 방안 마련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신설되고 이들이 은행처럼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돼 지역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에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신규 라이선스(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급지시전달업자)가 도입되면 (빅테크가) 금융 규제를 우회해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금법 개정안이 지방은행의 지역 예금 이탈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봤다. 강 연구위원은 “(지방은행) 예대율이 악화되면 자금 공급의 제약이 있을 수 있고, 지역 기업 대출이 악화될 수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지방은행 설립 취지가 위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후 개인 예금과 우량 신용대출이 이탈했다”며 “토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면 지방은행 고사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시 기존 은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고 했으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알짜만 빼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수신 잔액은 26조6269억 원으로 광주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최근 10조 원을 돌파해 제주은행의 2배에 육박한다.
그는 전금법 개정안으로 빅테크가 소비자 편의를 강조하면 30대 이하의 고객 이탈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의 점포 축소, 일자리 감소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권 위원장은 “지역 균형 발전의 논리가 시장 논리에 부합하지 않지만, 균형 발전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에 (관련) 정책을 펴는 것처럼 지방은행에도 시중은행과 같이 경쟁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달라”고 강조했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지방은행의 역할에 주목했다. 지방은행이 무너지면 지역 금융, 나아가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때문이다. 오 사무처장은 “지방은행의 기능이 약화되면 지역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설립한 지방은행의 설립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을 추가이전하고 지방은행과 업무 제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은 전금법에 따른 지방은행 위축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장 사무처장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의 지급 계좌에 예탁된 이용자금은 100% 은행이 예치해야 해 실질적 자금 이동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은행 위기의 진짜 원인은 전통적인 제조업의 어려움과 수도권으로의 본사 소재지 이전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핀테크는 지역 금융의 위기를 야기한 것이 아닌 위기의 지방은행을 구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며 “종합지급결제사업자의 예탁금을 지방은행에 우선 예치하는 상생협력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