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유 ASML 지분가치 5조 원 육박… JY 복귀로 협업 속도 낼까

입력 2021-08-23 10:4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반년 만에 1조5500억 늘어… 이재용 부회장 ASML 최고경영진 미팅 가능성

▲왼쪽부터 ASML 관계자,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보유한 네덜란드 ASML 지분가치가 올 상반기에 무려 1조5500억 원 가까이 급증하며 5조 원에 육박했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슈퍼을'로 불린다.

최득원가보다 14배 늘어… 지분 보유하며 협업 강조

22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SML 보유주식 수는 629만7787주로, 장부금액(시장가치)은 4조9057억400만 원이다.

작년 말 기준 3조3505억3200만 원보다 1조5551억7200만 원 늘었다. 2019년(2조1547억 원)보다는 2조7000억 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지분 가치가 1조 원 늘었는데, 반년 만에 벌써 1조5500억 원이 더 뛰었다.

2012년 취득원가(3630억 원)와 비교하면 14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ASML에 3000억 원대(3%) 지분을 투자했다. 2016년 절반을 매각해 현재 1.5%를 보유 중이다.

14배의 투자 수익을 내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정적인 EUV 공급망 확보에 있다. 장비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도체 시장에선 EUV 장비 수급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매년 생산 대수도 한정적이다 보니 1대에 2000억 원에 달하는 장비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시의적절한 EUV 장비 확대가 필수다.

가석방된 이재용 부회장, ASML 경영진 면담할까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가석방되면서 ASML 최고 의사결정권자와의 교류 및 협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최고경영자), 마틴 반 덴 브링크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당시 이 부회장은 ASML의 장비 공급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올해 초 법정 구속되면 최고 의사결정권자 간 교류가 끊겼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지난달 ASML의 차세대 장비인 ‘하이엔에이(High NA) EUV’를 가장 먼저 도입한다는 내용을 공개하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기업 간 경쟁력은 EUV 장비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로 판가름난다.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EUV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UV는 만드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올해 ASML이 출하하는 40대 규모 EUV 장비 중 70~80%는 삼성전자와 TSMC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인텔이 EUV 수급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삼성전자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ASML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 발로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아직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결국 국내 사업장 현장 경영 및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