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원인 등에 대한 설명 없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현지에서 발생한 건강상 문제로 출발이 수 시간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방문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출발이 3시간가량 지체됐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건강 관련 이례적 사건’(anomalous health incident)에 대한 우려 때문에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이날 초저녁 부통령 베트남 방문단은 하노이에서 최근 발생할 수 있는 ‘건강 관련 이례적 사건’의 가능성에 대한 보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싱가포르 출발을 연기했다”면서 자세한 설명 없이 “신중한 평가 끝에 부통령의 순방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표단은 예정보다 3시간가량 늦은 24일 오후 10시쯤에 도착했다.
‘건강 관련 이례적 사건’은 미국 정부가 ‘아바나 증후군’을 묘사할 때 종종 사용해온 표현이다. 아바나 증후군은 미국의 일부 해외 대사관 직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현기증과 메스꺼움, 편두통, 기억력 감퇴,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2016년과 2017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 현지 대사관과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해 이 이름이 붙여졌다.
대사관의 성명대로라면 베트남 대사관 직원에게서도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일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해리스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지체됐다는 뜻이 된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독일 주재 대사관 직원 두 명이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시몬 샌더스 부통령 대변인은 이번 아시아 방문 일정을 동행한 취재진에 “부통령의 건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누가 책임이 있고, 원인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미 국방부가 러시아가 배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러시아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