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이자’ 백신의 이름이 코머니티로 변경됐다. 익숙하지도, 쉽게 발음하기도 어려운 탓에 미국에서는 새 백신명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참이다.
그동안 코로나19 백신에는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흔했다. 모더나사의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백신이 정식 승인되면 광고와 홍보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를 앞두고 몇몇 코로나19 백신 제약사는 백신의 이름을 새로 짓고 있다. 또 회사 이름으로 익숙하지만 정식 명칭을 가진 백신들도 있다. 백신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
코로나19 백신 이름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코머니티’다. 기존에 회사 이름을 따 ‘화이자’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백신은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 이후 코머니티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FDA는 화이자 백신을 정식으로 승인하며 "그동안 화이자-바이오앤테크 코로나19 백신으로 알려진 백신이 이제 '코머너티'(Comirnaty)로 마케팅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코머너티라는 이름이 ‘코로나19(Covid-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커뮤니티(community, 공동체)’, ‘면역(immunity)’을 합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에게 ‘모더나’로 익숙한 백신의 또 다른 이름은 ‘스파이크백스(Spikevax)’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더나로 알려졌지만 유럽의약청은 스파이크백스를 모더나의 정식 명칭으로 쓰고 있다. 이는 모더나가 면역을 형성하는 원리를 반영한 이름이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형태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우리 몸에 전달하고, 체내 면역세포가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들도록 해 면역 체계를 만든다. ‘스파이크’는 단백질의 이름에서, 백스(vax)는 백신(Vaccine)과 발음이 유사해 따온 단어다. 이 둘을 합친 이름이 스파이크백스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3월 자사가 생산한 백신의 이름을 백스제브리아(Vaxzevria)로 변경했다. 다만 인도세룸인스티튜트라는 인도의 백신 생산 업체는 본인들이 생산한 백스제브리아를 ‘코비실드(Covishield)’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말 그대로 코로나(Covid-19)를 막는 방패(Shield)라는 의미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는 다른 백신들에 비해 비교적 역사적인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스푸트니크V는 소련이 1957년 10월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V는 백신(Vaccine)의 첫 글자를 따왔다.
러시아는 2020년 8월 스푸트니크V를 러시아 연방 보건성에 등록하며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국가가 됐다. 이로써 스푸트니크V는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처럼 세계 최초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