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경기도 의왕과 군포·안산,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올해 초 내놓은 ‘2·4 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도권과 세종·대전에서 14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이 중 12만 호가 수도권에 지어진다.
수도권에서는 의왕·군포·안산(586만㎡, 4만1000호), 화성 진안(452만㎡, 2만9000호)이 신도시 규모다. 중소 택지는 인천 구월(220만㎡, 1만8000호), 화성 봉담(229만㎡, 1만7000호), 남양주 진건(92만㎡, 7000호), 양주 장흥(96만㎡, 6000호), 구리 교문(10만㎡, 2000호) 등이다.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 2024년 지구계획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주택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수도권 서남부로 확장된 신규 택지는 3기 신도시(남양주·하남·인천·부천·고양)나 광명·시흥지구보다 서울에서 더 멀다. 이제 더 이상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도 나오기 어렵다. 교통인프라의 조기 확충이 관건이 되겠지만, 이들 입지가 서울 주택수요를 흡수할지 의문이다. 전문가들도 집값 안정효과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광역교통망 구축이 불안하고, 주택 건설과 입주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매우 길다는 점에서다. 결국 주택수요자들의 심리를 가라앉히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8월 전국 집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7월보다 더 큰 폭 올랐다. KB국민은행이 29일 발표한 월간 주택시장동향에서 이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50% 상승해 지난달(1.17%)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수도권 상승률도 지난달(1.46%)보다 더 치솟은 1.88%였다. 모두 2006년 12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정부가 거듭 집값 고점을 경고했고, 한국은행도 지난 26일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여러 차례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음에도 시장에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얘기다. KB국민은행의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서울 주택매매가격 전망지수 또한 8월 125로 전월(123)보다 높아졌다.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훨씬 우세하다는 뜻이다. 금리인상 이후의 집값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은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우려해 금리를 단기간에 대폭 올리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집값이 금리보다는 주택수급 상황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집값은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현 정부는 그동안 세는 게 무의미한 20여 차례의 부동산대책으로 수요만 억누르는 규제만 쏟아내다가 뒤늦게 공급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집을 짓는 곳은 서울 수요를 소화하기 어렵고 실제 공급이 이뤄지는 것도 몇년 후다. 집값 잡기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