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사업을 이끄는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와인을 선물로 건넸다. 와인 이름은 ‘갤럭시(Galaxy)’였다. 갤럭시 성공에 일생을 쏟아부어 온 고동진 사장의 별명도‘ 미스터 갤럭시’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가 국내외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폴더블폰의 성공 여부는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모바일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과거 휴대폰 왕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엔 삼성전자와 더불어 스카이, 팬택앤큐리텔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공존했었다. 그러나 올해 LG전자마저 사업을 접으며 삼성전자만 남게 됐다.
스마트폰 산업 강국이 된다는 것은 모빌리티 IoT(사물인터넷) 시대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것과도 같다. 스마트폰으로 TV와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집안의 조명을 끄거나 켤 수도 있다. 심지어 자동차 시동을 거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손바닥 안에서 늘 함께하며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기기 간 연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통신, 반도체 등이 집약된 첨단산업의 결정판이기도 하다. 폴더블폰만 보더라도 접는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수만 번 접었다가 펼쳐도 문제가 없는 힌지(hinge)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에 폴더블폰 경험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중요하다. 정교한 금형 기술과 같은 전통 제조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삼성은 국내 다양한 협력사들과 ‘갤럭시팀’을 이뤄 ‘폴더블폰 신화’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고동진 사장이 협성회 회원사들에 선물했다는 갤럭시 와인은 18개월간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한 한정 수량의 컬트 와인(소량 생산되는 고품질 와인)이라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도, 그 이전의 삼성 스마트폰 대부분도 이 와인에 버금가는 개발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긴 시간 고생한 ‘갤럭시팀’의 성공을 기원한다. 아울러 갤럭시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가심비’를 느낄 수 있게 품질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