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부터 전날인 7일까지 최근 2주 동안 코스피200 건설 지수는 11.34%가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3.1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건설 ETF가 추종하는 한국거래소(KRX) 건설 지수 역시 11.20%가 상승했다.
개별 ETF 보면 이 기간 KBSTAR 200건설이 11.22% 올랐고, TIGER 200 건설이 11.02%, KODEX 건설이 10.8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된 500여 개의 전체 ETF 중 20위 권 내외의 성적이다. 이 기간 상품별 거래대금만 94억~187억 원으로 레버리지 ETF 등을 제외하면 거래대금 역시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들 ETF는 상품별 차이가 있지만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최근 여러 변수가 불거지며 코스피가 조정받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이어지면서 건설업종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KRX 건설 지수는 2.58% 하락했고, TIGER 200건설 ETF만 하더라도 7월 중순에서 한달사이 10% 이상 가격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정부가 의왕·화성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전국 14만가구분 공공택지 물량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청년원가주택 공급 계획을 내놨고 홍준표 의원은 공영재개발 방식과 토지임대부 분양제도 등을 활용해 서울 강북지역 4분의 1가격으로 공급하는 쿼터아파트 정책을 제시했다.
또한 유승민 의원은 공공임대 50만가구, 수도권 100만 가구 공급을, 최재형 전감사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민간분양가 반값에 제공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자사는 임기내 250만 가구 공급을, 이낙연 의원은 서울공항 이전을 통해 서울에 3만 가구 이상의 신도시 개발공약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제대로 공급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재개발·재건축 정책 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즉 어떤 후보자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다음 정권에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공급물량 확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건설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렸고, 관련 ETF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권은 어느 쪽이 당선 되더라도 주택 공급 확대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공급 확대는 기정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 기대감만으로 건설업에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물량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고 특히 최근 시장조정과 함께 건설업종이 과하게 조정받은 측면이 있어 저평가 국면에서 이런 호재는 건설사들이 제값을 찾아가기 충분한 재료”라며 “하지만 정부주도의 공급 정책과 달리 민간공급 시장에서는 정점을 지나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부동산 공약에 기댄 지나친 변동성은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