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다가오는데...탈출구 없는 전세대란

입력 2021-09-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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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에서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규제의 백지화로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한 데다 입주물량 감소,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가을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규제의 백지화로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한 데다 입주물량 감소,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 주(6일 기준) 0.17% 올랐다. 3주 연속 같은 상승률을 유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쉬지 않고 뛰고 있다. 무려 115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이 이처럼 뛰는 것은 전세 수요는 많은 반면 이를 충족할 만큼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특정 물건이 거래되고 나면 새로운 매물이 나오지 않는 매물 잠김이 전세 시장과 매매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심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매도자 우위 현상과 신고가 경신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세물량 늘었는데...전세난, 왜?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최근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3446건으로 두 달 전(2만158건) 대비 16.3% 증가했다. 노원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1594건으로 두 달 전(1170건) 대비 36.2% 늘었다. 강남구의 전세 매물은 이 기간 4472건→5205건으로 증가했다. 매물은 대치동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서울 전세난 가중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요건을 정부가 백지화한 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노원구 상계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물량이 이처럼 늘었지만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7월 1일 기준 4만3904건) 만큼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물 부족에다 3기 신도시와 신규택지의 청약 대기수요,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이전의 공급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사전청약 물량은 무려 16만 가구가 넘는다. 사전청약은 당첨 이후 최대 3년 이후인 본청약까지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해 전세수요 증가는 불가피하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도 줄어든다. 올해 3분기(7~9월) 서울 입주물량은 8000가구를 넘지만 10~12월에는 5491가구 수준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여기다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이 투자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해 무주택자의 대출 제한까지 고려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같은 전세난은 매매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에 본격 진입한 상황에서 전세매물 부족 가중으로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시장에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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